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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나누는 멘토링] [2] 前 국가대표 한기범씨, 매주 저소득층 아이들과 함께 '멘토링 농구단'
2m5㎝ 키다리 아저씨 한기범(50)씨는 매주 월요일 오후 서울 중구 청소년수련관 체육관에서 농구를 한다. 자신의 허리춤도 안 오는 초·중학생 아이들과 농구 볼을 토닥거린다. '오렌지 멘토링 농구단'이다. 지난 3월부터 일주일에 한 번 1시간 반씩 17명의 저소득층 아이가 그에게 농구를 배운다. 중학교 1학년인 태수(13·가명)와 경민(13·가명)이는 지난 7월 중구청에서 주관한 3대3 농구 대회에 나가 4등을 했다고 자랑했다. 그가 아이들에게 농구를 가르치는 이유는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자신감과 사회성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농구는 팀워크가 필요한 만큼 친구들과 친밀감을 높이고 단결심을 키울 수 있어요. 농구를 하면 집중력이 높아지고 활동성이 좋아져요."
그가 저소득층 아이들의 멘토가 되기로 한 것은 2008년 심장병 수술을 받으면서부터다. 당시 그는 유전자 이상으로 대동맥이 부풀어 심장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병인 마르판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수술이 시급했지만 그의 수중에는 수술받을 돈 200만원이 없었다.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뒤 한 해 매출액이 50억원에 달하는 건강보조식품 사업가로 변신했지만 회사는 이내 부도가 나 월세방을 전전하는 신세였다.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한국심장재단이었다. 수술대에서 그는 다짐했다. "내가 낫거든 사회에 진 빚을 꼭 갚겠다." 병상을 털고 일어난 그는 그간 운영하던 '무료 농구 교실'을 확대해 지난해 의정부 발곡중학교에서 오렌지 멘토링 농구단을 처음 만들었다. 다문화 가정에 초점을 맞춰 '오렌지'라고 팀 이름을 붙였다. 아버지가 미국인인 김모(13)군의 어머니는 "피부색이 다르다고 아이가 겉도는 게 내 책임 같아 안쓰러웠는데 농구를 하더니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고 고마워했다. 한씨는 2011년부터 매년 농구 올스타 자선 경기를 열고, 멘토링과 나눔 사업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해 작년에 사단법인 '한기범 사랑나눔'을 만들었다. 이 단체를 통해 그는 저소득층 심장병 어린이 20여명에게 수술비를 대주었고, 오렌지 농구단 아이들의 유니폼도 사주고 방학 때면 1박 2일 캠프도 간다. 그는 지난달 '제1회 전국 멘토링 대회'에서 '대한민국 아름다운 멘토'로 선정됐다. 한씨는 "내가 선수로 뛸 때보다 키가 더 커졌대요. 아마도 내가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한 뼘 더 성장한 게 아닐까요"라고 했다. 멘토링 문의 070-4044-5051(한국사회복지협의회 휴먼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