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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이코노미 문장원, 박종호 기자] 지난달 3일 경기도 의정부체육관 앞에는 족히 300미터는 돼 보이는 줄이 장사진을 이뤘다. 가족들과 친구들끼리 삼삼오오 모여 체육관 문이 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어린 중·고등학생 학생들도 응원 피켓과 카메라를 들고 있었다. 마치 아이돌 콘서트가 열리는 듯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이날 의정부체육관을 가득 메운 함성은 아이돌 그룹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어린이 심장병 환우와 다문화 저소득층 아이들, 형편이 어려운 농구 꿈나무를 후원을 위한 함성이었다.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이 주관하고 희망농구올스타 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희망농구대회가 올해 5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우리에게 익숙한 연예인들의 농구경기와 함께 어려운 형편에 처한 아이들을 돕는 뜻깊은 행사다. 5,000명의 관중 속 뜨거운 현장을 M이노코미뉴스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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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탄생한 한기범희망나눔 사단법인 한기범희망나눔(이하 희망나눔)은 소외계층 청소년들에게는 농구를 통한 건전한 정서함양을, 심장병 어린이들에게는 후원의 손길을 통해 희망을 안겨주고자 지난 2011년 설립됐다. 행사는 매년 봄과 가을 두 번씩 치러지는데, 어린이 심장병 환우를 돕기 위한 목적이 크다. 희망나눔을 이끌고 있는 한기범 대표는 과거 ‘마르팡 증후군’으로 심장수술을 2차례나 받았다. 유전병의 일종인 ‘마르팡 증후군’은 외형적인 증상으로는 키가 커지고 깡마른 체형 이 된다. 농구선수로는 나름 유리한 조건이 되기는 하지만 척추측만증과 각종 관절의 이완 및 탈구가 심하게 일어나는 증상도 있다. 한 대표가 선수시절 고질적인 무릎부상에 시달려 온 것도 이 때문이다. 올해로 7년째 행사를 이어오는 희망나눔 농구대회에 대해 한 대표는 큰 애착을 가지고 있다. 한 대 표는 M이코노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이 심장병 환우 들이 경제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많은 분들 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아직 많이 부족하다. 여러분들이 이들의 어려움에 관심을 표해주시면 고맙겠다. 지속적인 사랑 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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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코트를 가르며” 이날 행사는 한 대표가 홍보대사로 있는 경기도 의정부시 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연예인과 개그맨, 전직 프로농구선수 등이 참가하는 농구대회를 통한 수익금으로 어린이 심장병 환우의 수술비와 다문화가정 및 농구꿈나무 지원한다. 조재성 희망농구올스타 조직위원회 전문위원장은 “이 행사가 벌써 7년째 치러지고 있다. 희망농구대회를 통해 많은 행복 바이러스가 전해졌으면 좋겠다”며 “함께 즐기고 응원하면서 심장병 어린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회 사전행사로 가족참여 농구슛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사랑팀과 희망팀으로 나눠 치러진 대회에서 부모와 아이들이 슛을 하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응원을 보냈고, 아이들이 슛을 성공시킬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이긴 팀을 응원한 관중들에게 드론으로 선물을 투척하는 진풍경 도 볼 수 있었다. 걸그룹 비타민엔젤의 축하 공연은 경기 전 분위기를 달구기에 충분했다. 본 경기는 개그맨 농구팀 ‘더홀’과 연예인 농구팀 ‘레인보우 스타즈’가 각각 사랑팀과 희망팀으로 나눠 진행됐다. 사랑팀은 권필, 김민수, 김지호, 신흥재, 이영준, 임혁필, 전환규, 정철규, 최기섭과 한기범 회장이 함께 뛰었고, 희망팀은 강인수, 기동, 김민석(멜로망스), 김혁, 나윤권, 박재민, 박현우, 백종원, 심영재, 오승윤, 오승훈, 정진운(2AM), 정희수, 표필상 전 국가대표선수가 참가했다. 경기 전 개그맨 김지호는 “개그맨 농구팀 더홀이 한기범 감독과 함께하고 있고, 한기범 나눔농구팀에서 좋은 일을 한다고 해서 참가했다”며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려고 하니까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경기 목표는 동점”이라며 “상대팀과 신장에서 큰 차이가 난다. 아까 잠깐 섰는데 목젖만 보이더라. 그래도 열심히 해서 최대한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개그맨 임혁필은 “오랜만에 뛰는 경기라 많이 힘들었다”면서도 “좋은 일은 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뛰었다”고 말했다. 또 심장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지금은 많이 힘들겠지만 여러분은 혼자가 아니다”라며 “저희들도 항상 건강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누구보다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희망팀 소속 그룹 멜로망스의 김민석이었다. 경기 전 코트에서 몸을 풀기 위해 슛과 드리블을 할 때마다 수많은 여성 팬들이 그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일부 팬들은 김민석을 응원하기 위한 피켓을 직접 만들어 오기도 했다. 경기에 뛰지 않고 벤치에서 응원할 때도 팬들의 카메라는 김민석을 향해 있었다. 김민석은 “심장병 환우를 돕는 뜻깊은 자리라고 해서 참가하게 됐다”며 “이런 즐거운 행사에 참가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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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퍼 주노플로와 타이거JK, 비지 공연 경기는 총 4쿼터로 치러졌는데 쿼터 중간 중간 관중의 흥을 돋우는 다채로운 공연이 마련됐다. 2쿼터가 끝난 후에는 랩 퍼 주노플로의 공연이 펼쳐지며 뜨거운 분위기를 계속 끌고 갔고, 3쿼터 후에는 랩퍼 타이거JK와 비지가 공연을 이어갔다. 타이거JK와 비지는 노래 ‘Angel’과 ‘Moster’를 불렀고, 관중들은 휴대폰 플래시를 켜 호응하며 함께 공연을 즐겼다. 경기장을 찾은 많은 관객들은 희망농구대회가 “재밌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양주에서 아이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이용운 씨는 “좋은 의미의 농구경기가 있다고 해서 왔다. 기부도 하고 경기도 재밌게 즐기고 있다”며 “아이들도 즐거워 하는 거 같아서 나도 좋다. 자주 이런 행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의정부에서 온 홍승일 씨는 “아이들하고 농구 경기를 보러 온 것은 처음이다”며 “아이들도 좋아하고 저도 즐겁게 경기 보고 있다”고 했다. 어린 학생들도 심장병 어린이들을 위한 뜻깊은 행사라는 점에 큰 의미를 두었다. 의정부에서 온 최소윤 양은 “희망농구 대회에 오는 게 이번이 두 번째”라며 “봉사활동으로 왔는데, 선수들도 잘생기고 경기도 재밌다. 심장병 어린이들도 열심히 치료받아 이겨냈으면 좋겠다”고 했다. 역시 의정부에서 온 김태린 군은 “심장병 어린이를 돕는 행사라고 해서 어렵고 진지한 행사인줄 알았다”며 “막상 오니까 이렇게 농구를 즐기면서 아픈 어린이들을 도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어둠에 밝은 희망 전달되길 이날 경기는 개그맨 김지호의 바람과 달리 희망팀이 사랑팀을 79대 47로 이기며 마무리됐다. 한 대표는 “‘2018 스타와 함께하는 희망농구’ 자선경기가 소외된 이웃에게 따뜻함을 전하는 나눔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오늘 이 경기장에서 울려 퍼지는 나눔의 응원이 세상 곳곳에 드리워진 어둠에 밝은 희망으로 전달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에이브러햄 링컨도 한 회장 같은 마르팡 증후군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링컨은 위대한 미국 대통령 중 한 명으로 역사가 평가하고 있다. 한 회장도 병을 극복하고 대한민국 농구계 최초의 고공농구 시대를 열었고, 1988년 슬램덩크 콘테스트 원년 챔피언에 오르는 등 최고의 센터로 우뚝 솟았다. 희망농구대회를 통해 병마를 이겨내고 제2, 제3의 한기범이 나올 수 있길 기대해본다.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