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판증후군’ 한기범, ‘키다리 아저씨’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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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범
‘한기범 희망재단’ 통해 소외계층 후원하는 농구선수 한기범
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 이겨낸 건 ‘나눔과 사랑의 삶’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콧수염을 기른 ‘키다리 아저씨’는 5월을 손꼽아 기다렸다.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아이처럼 마음이 설렌다. 2m7의 큰 키로 코트를 평정했던 왕년의 농구스타 한기범(48)씨. 그는 지난해 어린이날 ‘한기범 희망재단’(www.yeshan21.com)을 만들어 나눔과 사랑의 삶을 살고 있다.
희망재단 단장인 그는 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2012 희망농구 올스타 나눔대잔치’를 연다. 김주성, 양동근, 오세근, 김승현 등 프로농구 슈퍼스타들이 대거 참여하고 박휘순, 윤형빈, 최효종, 유민상, 송준근 등 인기 개그맨들도 함께 한다. 다문화 가정 어린이 1000명과 산골학교 어린이 100명도 초청했다. 수익금은 모두 심장병 어린이 등 소외계층을 위해 쓴다. 지난해 5월 경기도 의정부에서 연 첫 행사도 허재, 강동희, 유도훈 등 후배 농구인들이 대거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한 단장은 “행복 중에 최상위가 나눔이라고 한다. 은퇴 후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1980~90년대 국가대표 센터로 이름을 떨치고, 허재, 강동희, 김유택과 함께 중앙대-기아 ‘왕조’를 이끌었던 그는 1996년 은퇴 뒤 ‘고통’이 찾아왔다. 풍선처럼 조직이 늘어나는 유전병인 ‘마르판증후군’으로 두차례나 심장 수술을 받았다. 자신을 포함해 5남매 중 3명이 이 병을 앓았고, 결국 아버지와 남동생을 잃었다. 몇차례 사업에 손을 댔다가 낭패도 봤다. 육체적 고통과 경제적 어려움을 이겨낸 힘은 ‘나눔과 사랑의 삶’이었다. 그는 장신자들의 유전병인 ‘마르판증후군’ 예방운동에 앞장섰다. 키 2m가 넘는 운동선수 후배들에게 빨리 조직검사를 받아보라고 재촉했다. 희망재단을 만들면서 “외모와 성격이 모두 변했다”고 했다. “순한 이미지 때문에 손해도 많이 봤는데 콧수염을 기르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심하게 낯을 가리던 성격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한 단장은 지난해 첫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내가 이런 걸 다 해냈구나’하는 생각에 스스로 대견했다”며 웃었다.
‘한기범 희망재단’은 200여명의 후원회비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손놓고 도움의 손길만 기다리진 않는다. 그는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 인터넷 쇼핑몰, 스포츠용품 판매, 한기범 농구교실 등 수익사업도 펼치고 있다”며 “재정이 안정되면 아프리카와 남미 등 제3세계 어린이를 위한 구호사업에도 나서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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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판증후군’ 한기범, ‘키다리 아저씨’ 되다-한겨레신문(5.14)
‘마르판증후군’ 한기범, ‘키다리 아저씨’ 되다-한겨레신문(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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